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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드림 퍼먹기

도망

by 렛쓰 2024. 7. 21.


어쩌면 바라던 순간일 수도, 혹은 고통을 남기게 될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정하게, 상냥하게도

'다녀왔어.'

속삭이던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에는, 정말이지.


손을 잡은 사람이 있다면, 그 다른 손을 잡기 위해 내팽개쳐진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원한을 사는 일쯤이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자기 죗값은 자신이 치러야 하지만, 나를 정말 그를 끌어들일 수 있는 인질 따위처럼 보였나.

보여주기 위해 옆에 끼고 다니던 것이 어쩌면 당신의 착오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 사람들이 끝까지 그에게 속아 넘어간 것을 증명하는 어리석음 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저런 다정한 목소리를 낼 리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제게 뻗어오는 그의 거죽을 뒤집어쓴 손을 보며 생각한다.
자유를 찾을 기회일까? 혹은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모르는 방황에서 오는 두려움일까.
아니면, 제 미래를 모른 채 오만하게도 웃고 있는 그 남자를 똑 닮은 웃음을 짓는 자에게 느끼는 동정심일까.


"사람, 잘못 보셨어요."


그가 돌아오면 꽤 혼날지도 모르겠다. 수리가 필요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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