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글의 무너짐이 가속화되가던 날.. 그니까.... 카이를 볼 수 있는날이 3일정도 남은 시점... 카이랑 떨어져있는 시간속에서도 카이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서, 나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라 실존하는 사람이고 내 곁에 있어주는, 유일하게 나를 '이글홀든' 으로 대해주는 사람이니까 무엇이라도 카이의것을 손에 쥐고있고 싶어서.
그렇게 마음먹고 만난 날 어느날과 다름없이 조용히 얘기하다가 서로 헤어지기 직전에 클글이 카이 머리카락 한줌을 조심스럽게 움켜쥐고 조금만 가져가도 될까, 라고 아주 조심스럽고도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는 클글.
아무리생각해봐도 카이에게서 가져갈 수 있는 온전한 카이의 것이 머리카락 말고는 없으니까.
무식한 방법을 쓰자면 다른 것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런것들은 카이가 더 다치거나 더 괴롭게만 만들것들뿐이라.
처음에는 충동적으로 눈동자를 생각할 것 같아요.... 그 푸른 두 눈동자가 온전히 나를 담을 수 있게 된다면, 하지만 그 생각도 찰나겠죠? 정말 가져가게된다면 카이는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될지도 모르는데. 자기 욕심으로 인해서 이미 수도없이 망가진 카이를 더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실험을 하고 훈련을 하면서도 수없이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은 머리카락 한 줌... 머리카락이야 또 자라기도 하고, 온전히 카이의 것이기도 하며 가져간다고 해서 아프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을것.
클글이 제일 좋아하는 카이의 색이기도 하고 신체부위기도 할 것 같아서....
그런 클글의 말에 처음엔 머리카락을 왜 가져간다는거지 하고 궁금증은 생기지만 왜? 라는 반문 없이 그럼, 얼마든지 가져가. 이렇게 대답할 것 같구...ㅠㅠㅠㅠ
그 말 들은 클글은 조심스럽게 머리카락 한 줌을 쥐어 그 절반의 길이만 칼로 베어서 끈으로 묶어둘 것 같아요.....
그걸 검의 끝에 장식과 엮어서 달아둔다던가 항상 품에 지니고있다던가.... 아니면 머리 안보이는곳에 자기 머리와 엮어서 묶는것도..ㅠㅠㅠㅠㅠ
마지막에는 홀로 사라져서 쓸쓸히 죽어갈 때 쥐고있던 카이의 머리카락에 입맞추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대로 천천히 눈감을것같구.....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카이 머리카락에 입맞추는거요....원래 해주고 싶었고 머리카락 말고도 곳곳에 해주고 싶었는데 차마 그럴 용기도 생각도 나지 않고, 자기의 욕심을 통제 못해서 카이를 괴롭게할까봐 너무나도 두렵고 자신도 언젠가 무너질것을 잘 아는데 그런것을 포기하지 못하고 더 추한모습을 보일까봐 결국 이런 길을 택해버린 클글,,,,,,,,,(넘나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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