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베리 - 나는 너를 배신 않는 공범.
이것이, 잘못된 걸까?
붉은 눈을 힘없이 깜빡거리며 소녀의 앞에 힘없이 늘어져 있는 무언가, 꼭 사람과도 같은- 물체를 향해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입을 열어 조곤조곤히 목소리를 내뱉는다. 적막한 공간을 울리는 부드럽고도 간질거리는 목소리. 이런 상황이 이미 익숙하다는 듯 늘 같은 패턴으로 그가 제게 부탁한 일감을 시작하기 위해. 곱게 뻗은 게 하얗다 못해 창백한 두 손에서 뿜어내는 가느다랗고 붉은 실. 그 실을 능숙하게 다루며 느긋하게 움직이는 손길.
있잖아요, 다들 이게 잘못된 거라고 하던데.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아,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못하겠지만. 하지만 다들 그러더라고요. 그 남자를 조심하라고, 그는 결코 선한 사람이 아니며 악에 가까운 남자라고 그러던걸요. 물론 가끔 어디선가 잔뜩 피가 묻어서 돌아오기는 하더라고요. 그게 무서운 것은 아닌데, 가게 더러워 지는 건 가끔 그렇더라고요... 피는 잘 지워지지도 않아서 치우느라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요.
그래도, 다들 그렇게 얘기하기도 하고, 그 자신도 멀리하는 게 좋을 거라고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만... 나는 그게 왜 잘못된 건지 모르겠어요. 일이라고 했잖아요? 일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닌데.
다들 자기 일이 있지 않아요? 이것도 내 일감 중 하나라서 나도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지만요. 그러니까 음, 그쪽은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당신도 전에 무슨 일을 했겠죠? 열심히 했을지, 하기 싫어했을지 모르지만... 아, 아침에 일하러 나가는 사람들을 본 적 있죠? 다들 피곤한 표정으로 가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 당신같이 된다면 일도 안 해도 될 텐데.
물론 열심히 하는 것도 좋아요. 저한테 이 일을 맡긴 그 사람처럼 말이죠. 솔직히, 그가 일감을 자주 가져다주니까 지루하지는 않더라고요. 그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막상 그 앞에서 말하려고 하니까 입이 떨어지질 않더라고요. 다음에, 아니지. 이 일이 끝나면 금방 시간에 맞춰서 찾으러 오겠죠? 그러니까 그때 얘기해야겠어요. 그 덕분에 먹고 살 걱정이 없어지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파트너라 하기에도 이상하고, 단골 이라 칭하기도 뭣하지만... 그는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정당한 거래, 동업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미안해요, 내가 말이 많았죠? 곧 그 사람이 다시 찾으러 올지도 몰라요. 그 전에 끝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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