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Vol.XX 영원의 아이리스

렛쓰 2020. 4. 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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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의 아이리스(연이 cm)  / 2~4 현재의 아이리스(야도챤 / 상어늪 cm) / 5. 초월자 아이리스 (파가라가 cm)

 

 

 

 

@x6t_h 표 제작

 

 

Theme of IRIS - Throne of Eternity

엑캬 (@ECKYA_NOTE) 님 커미션 / 커버 이미지 - ㄹ 님 커미션

 

https://www.youtube.com/watch?v=zahYhqbtcoM&feature=youtu.be

 

낡은 일기장.

정보제공자, 은. (보석상, 보석 능력자.)

 

 

 

1582. X. XX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내 안의 무엇인가가 망가짐과 동시에 끊어지는 것을 느낀다.

알 수 없이 타오르는 듯한 몸이, 어지럽게 뒤섞이는 기억들이.

누구의 기억일까? 왜 이런 것을 내게 보여주는 것일까? 왜 그 목소리는 나를 불렀을까. 나는...

 

 

기억하는 시선.

 

 

그 아이를 잘 알죠. 나보다 그 아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야, 우리는 늘 함께했으니까.
언제나 행복할 거라 생각했어요. 불행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행복하지도 않은 평범한 가정이었죠. 저희를 잘 챙겨주시던 아버지와 늘 아낌없이 사랑을 주시던 어머니. 그리고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인 우리 둘. 그 아이와 나는 쌍둥이로 태어났죠. 비록 제가 조금 더 일찍 태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늘 곧장 저를 잘 따랐어요.

아이리스는 다른 아이들보다 특별할 것은 없었어요. 정말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죠. 나나, 그 아이나.
늘 이런 평범한 생을 살며, 마지막에는 서로 사랑하는 이와 결혼하고 생을 마칠 거라는 생각이요.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왜일까요, 좀처럼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곧장 일자리를 구한다는 곳이 있으면 가고는 했어요. 그날도 그런 날이었죠. 이미 사람을 구했다거나, 일과 맞지 않는다거나.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우도 태반이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그 아이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과 싸우는 날도 다반사였고.
그날도 그랬어요. 무시하는 말과 은근히 희롱하는 말에 가만히 있었겠나요? 나와 쌍둥이 라지만, 성격은 정말 달랐어요. 그 아이는 늘 당당하고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했으니까... 그 가게 주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발부터 뻗어나가는 것을 겨우 말렸다니까요. 정말로 막느라 힘들었는데....... 아, 가끔은 이런 과거가 그립기도 해요. 이제 더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말이 엇나갔지만 이런 얘기를 멈출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음, 다시 처음부터 얘기하자면.... 맞아요. 화를 식힌다고 씩씩거리며 평소에 약초를 캐러 자주 가던 숲 쪽으로 향하고 있었어요. 꽤 큰 곳이고 따로 지키고 있는 사람도 없기도 했고, 과일도 많고 야채도, 약초도 많았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숲이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했지만, 그전까지는 뭐라도 건질 수 있었으니까요. 음식은 거기서 구할 수 있었고 경치도 좋았기에 저랑 같이 자주 다니기도 했죠. 그런데, 그 숲 입구로 가까이 간 순간부터 이상한 것을 느꼈어요. 평소라면 무언가 불만을 토하던지, 아니면 빨리 가서 쉬고 싶다며 먼저 뛰어가거나 했을 텐데. 꼭,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한참을 가만히 서서 움직여지는 않더라고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눈도 이상해서 무서워진 제가 여러 번 정신 차리라고 건드렸지만... 마치 어떠한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죠.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소용이 없었어요. 얘가 왜 이럴까? 싶던 찰나 순간 어느 쪽이더라.

 

호수, 호수가 기억이 나요. 순간 기이한 현상처럼 거대한 빛기둥이 하늘로 솟아오른 것을 기억해요. 그 빛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지만, 반응도 없이 가만히 있더니 빛이 있던 쪽을 응시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무서우리만큼 일정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잡아끌어도 멈추지도 않고 오히려 제가 끌려갈 정도로. 확실히 무언가 이상하죠? 그러다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로 들어서는 것을 겨우겨우 따라잡았는데…. 정말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절대 잊을 수 없어요. 마치 주변이 전부 죽어버린 듯 한 숲속이었어요.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모든 부정적인 것 외에는 없을 것 같을 정도로... 그리고 그 중앙에 건물과 이어져 있는 것도 아닌 거대한 문이, 정말로 공간 가운데에 있더라고요. 기괴하잖아요? 건물로 통하는 문도 아니고, 허공에 세워져 있는 문이라니. 그 문이 주던 섬뜩한 기분은 여전히 잊지를 못해요. 지금에서야 그것이 인식의 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그때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래요, 그 아이는 마치 그 문에 홀린 듯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문 앞으로 가까이 가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어떻게든 막으려 잡아끌었지만 멈출 생각을 안 했어요. 문은 분명 굳게 닫혀있고, 힘으로 열기에는 무거워 보였는데 아이리스가 가까이 다가가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이 쉽게 열리더라고요. 그 열린 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은... 따뜻한 느낌이 아니었어요. 불길하다 못해 소름 끼치는 빛을 내뿜고 있었죠. 그다음은 예상이 가능하죠.

 

 

 

인식의 문.

 

 

망설임이 없었어요. 열린 문 안으로 마치 제 방을 들어가듯 안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런데, 왠지 저 문 안으로 완전히 가버리면 영영 볼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순간 느껴진 본능일까요? 그때 잡지 않았더라면...

정말, 정말 손끝만 겨우 보일 정도로 안으로 깊게 들어갔어요. 나는 그걸 어떻게든 막아야만 했기에 죽을 각오를 하고 죽는다면 같이 죽는다는 생각으로 희미하게 보이던 손을 잡았어요. 물론 나도 조금 끌려 들어가기는 했어요. 그렇기에 지금도 이렇게 존재할 수 있지 않겠나요. 몸이 반쯤, 들어갔을까. 무언가 몸 안으로 새 들어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는 했어요. 정말 저도 순간 놓고 이대로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그래도 그나마 남아있는 이성으로 어떻게든 꺼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 아이를 끌어내려고 애썼죠. 하늘이 도운 걸까, 순간 몸에서 힘이... 힘이 막 솟구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근육이 끊어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겨우 끌어냈어요. 겨우. 정말 기적적으로요.

 

 

 

변화

 

 

나온 후에는, 무언가 이상했죠. 그 아이나, 저나. 손끝에서 나오는 알 수 없는 빛, 그리고 무언가가 강하게 느껴지는 힘이요. 그 아이는 아마 저보다 더했을 테지만, 그때에는 기절했으니까. 저도 잠시 기절했다가 깨어났는데 무언가가 바뀌었음을 확실하게 느꼈죠. 아, 우리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 본능적인 감각이요. 그리고 전 바로 알았어요. 이상한 힘이 생겼다고. 기절했다 깨어났을 때, 놀라서 일어나려고 땅을 짚었는데.. 짚은 곳에서 정말, 말 그대로 보석이 땅에서부터 자라나지 뭐예요. 내가 만지는 것마다 전부요. 그래서 알았죠. 그런데 어떻게든 숨겨야 했으니까 급하게나마 갖고 다니던 장갑을 끼고 겨우겨우 그 아이를 부축해서 돌아왔어요.

그리고 나중에서야 봤는데, 저나 아이리스 둘 다 머리색이나 눈 색이 이상하게 바뀌어 있더라고요. 그 후로부터 밖에 나가지를 않았죠. 부모님이 다행히도 잘 숨겨주셨지만, ... '그' 날 이후로는 아예 그 아이는 자취를 감추었으니까요. 

 

화형, 그리고 사람들.

 

그래요, 그날. 사실 저도 너무나도 두려웠어요.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때 존재하던 사람은 다 죽고 없어졌지만, 그걸 기억하는 우리 둘이 남아있는걸요. 떠들썩했죠. 아마, 우리가 떠난 후에 찾아온 아이일지도 몰라요. 우리가 인식의 문으로 갔을 때는 그런 여자아이를 보지 못했으니까. 어떻게 생긴 아이인지는 그 화형장에서 겨우 확인했지만... 치유 능력을 얻게 되었다 들었어요. 온 마을이 떠들썩했죠. 그 소문이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 자신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될까 봐 두려웠던 걸까요? 아니면 그저 질투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제 기억으로는, 손만 갖다 대었을 뿐인데 깊게 베였던 상처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나았다고 했어요. 분명한 치유 능력이죠.
사실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이지만.. 그때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이 나타나면 두려워하기 마련이죠. 그리고 그것에 쉽게 홀리기도 하고. 추종자가 많았어요. 신이라 불리며 떠받드는 이도 많이 있었죠. 영주가 그 아이를 귀하게 대접한다는 소문을 들은 것 같기도 해요. 남아있는 사건 파일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러다 무슨 변덕인지, 하루만에 마녀로 몰려 그 아이는 결국 화형 당했어요. 그 아이뿐 아니라 추종하던 이들까지... 흔히 말하는 마녀사냥이죠. 그 현장을 나와 아이리스는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죠. 그것을 본 이후에 아이리스는 직감했을지도 몰라요.
이대로 있는다면 위험해지는 것은 결국 우리 뿐이라는걸.

그 이후로는 말했다시피... 자취를 감추었어요. 누구도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도록요. 제가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자신을 이해해주지도 못하고, 모두를 위험해 빠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나를 원망하고 떠났어요…. 그게 마지막이죠. 우리가 제대로 대화한 일이. 저번에 한 번 마주치기는 했지만 여전하더라고요. 나를 싫어하는 건.
언제쯤 그 아이와 예전처럼 웃으며 마주할 수 있을까요?

 

 

 

 

 

 

 

 

 

관찰

 

좀처럼 알 수 없는 여자.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늘 상냥하고, 단아하며 우아하다. 마치 귀중하고도 고귀한 보석과도 같은 사람. 꽃으로 비유하자면 은은하게 향을 풍기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미와도 같은 여자.
그런 그녀의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이 없겠지만, 그런 그녀의 실체를 알고 난다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그 가시가 얼마나 강한 독을품고 있는지. 

가장 드러나 있는 것 같으면서도 누구보다 감추어져 있는 여자.
모든 것을 경험하고,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함부로 할 수 없는 자. 이를 수상하게 여기는 자들이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만 늘 거짓말처럼 캐내려던 자들은 사라지고 없다.
함부로 알려 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그녀가 알고 있는 것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주시해야만 한다.

 

 

능력

 

이중 능력자. 현실의 배경이나 물건 위에 원하는 환상을 덧씌울 수 있다. 마치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처럼.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 눈앞의 모든 것이 현실인 것처럼 믿게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상대를 교란하는 것에 능숙하다. 사물뿐 아니라 생명체에게도 환상을 덧씌울 수 있는 모양. 덕분에 아군인 줄 인식 못 하고 자신의 편을 공격해 아군끼리 싸우게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능력으로는 장미의 가시덩쿨을 이용하여 공격한다. 식물 능력자처럼 자유롭게 땅에서 솟아오르게 해 채찍처럼 휘두르기도 하고, 날카로운 가시로 공격하기도 한다. 그 덩굴 사이에 가득히 피어나는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 위력은 무시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능력이 다가 아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소수의 증언에 의하면 그녀의 능력은 다수.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남아있는 증언이 존재한다.

 

성격

 

대중에게 보이는 모습은 상냥하고, 타인을 잘 배려하고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차분하기도 하고 간혹 냉철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부정적인 면을 마주하는 이는 많이 없다. 그러나 가면 뒤에 철저히 숨기고 있는, 보이는 것들은 전부 상대를 쉽게 이용하기 위함 뿐. 본 성격은 차갑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만하고 냉정함. 철저한 이기주의의 모습을 보인다.

 

관련사건파일

 


0051234, 골목의 살인사건. (닉 랜스, 사립 탐정.)

 

1587년, 뒷골목에서 사람이 죽어 시체가 나왔다던가, 썩은 시체가 발견됐다는 얘기는 흔하다 못해 진부한 이야기야. 그날은 운이 좋게도 금방 발견된 시체가 있었지. 누가 죽였는지는 모르겠어. 범인의 몽타주도 없고, 그 골목에서 나온 사람은 취해서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던 남자뿐이라더군. 아마 그놈이 범인이겠지?


뭐, 어찌 됐든 나한테 신고한 사람이 내 술친군데. 그러더라고? 웬 희한한 머리색을 한 여자가 칼에 찔려 죽었다고. 사건이 발생한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으니까 가자 그러길래 따라갔거든. 이런저런 말을 하더라고? 꽤 예뻐 보였고, 머리도 길고 색도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색을 한 머리카락이라고. 그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따라갔는데... 아니, 이놈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건가? 시체는커녕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는 흔적조차 없던데? 피가 조금 고여있기는 했지만,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아예 없었다니까? 발자국도, 지나가다 빠진 머리카락 한 가닥 조차도! 참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호들갑 떨면서 내 집 앞까지 찾아오더니만.

(중략)

그런데 이상하기는 하지? 분명히 봤다 그러고, 입고 있던 옷부터 쓰러져 있는 자세까지 자세하게 얘기하던데. 시체가 없어졌다며 까무러치더라고. 그래도 어쩌겠어? 이미 없어졌는걸. 누가 주워갔나 보다 생각이라도 해야지. 쯧, 시체까지 주워가고... 이런 세상 무서워서 어떻게 살겠어?

 

 

 


2673181, 몰락한 가문에 관하여. (댄버스 브라운, 과거 몰락한 로터스 가문의 정원사.)

 

언젠간 이 이야기를 하게 될 거라고 짐작한 노인은 천천히 입을 열어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아주 어릴 적, 태어나서부터 로터스 백작 가문의 정원사로 일하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살게 되었고, 가문이 몰락하던 그 순간까지 그곳에서 살았던 그. 모든 일의 시작은 그날. 백작가의 도련님이 자신의 약혼자라며 한 여인을 데려온 날.


그 여인은 마치 보석과도 같이 빛이 났고, 색이 다른 두 눈동자와 부드러운 실크를 겹쳐놓은 듯한 아름답고도 풍성한 분홍색의 머릿결을 가졌다. 첫눈에 심장을 빼앗길 정도로 아름답던 여인을 데려온 날을 기억한다고 했다. 마치 자신과 같은 사람이 아닌 머나먼 존재처럼 느껴졌기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존재라 한다. 약혼식까지 올린 둘은 행복하게 살 것처럼 보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백작과 그 부인, 영애, 아들까지도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미쳐가는 것처럼 보였고, 두려움을 느낀 그이지만 한 번 섬기기 시작한 사람은 끝까지 섬기라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대부분이 그 가문을 떠났음에도 그는 도망치지 못했다. 그렇게 점점 미쳐가던 그들은 결국 약혼녀만 홀로 남겨둔 채 모두 미쳐 어디론가 사라졌고, 홀로 남은 여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모든 것을 손에 쥐고 누렸지만, 누구도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고 마치 처음부터 모든 것이 그녀의 소유였던 것 마냥 행동했다.

(중략)

어느 날 처음부터 없던 사람처럼 자취를 감춰버린 그녀. 이제 그 버려진 성의 주인은 아무도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가문은 몰락하였고, 그제야 그 또한 그 폐허를 떠났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이제 노인이 돼버린 소년은 아직도 그 여인을 기억한다. 60년의 세월. 20대의 청년이 80세가 될 때까지 잊지 못하던 존재를 마주한 기분은 어땠을까.
우연이었다고. 늘 가던 공원에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풍경을 눈에 담던 그의 눈에 들어온 여인. 평생을 잊지 못하던 그 여인이 변하지도, 늙지도 않은 모습으로 그의 앞을 지나며 웃는 모습을 본 것은. 환생 또한 아니다. 그 색이 다른 두 눈을 어찌 잊겠는가. 정말로 그녀라고 확신한다. 그와 시선이 마주하자 비밀을 지켜달라는 듯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어주곤 다시 그때처럼 홀연히 사라지는 그 뒷모습을.

 

관련문서

 

 

 

 

아름다운 장미일 수록 가시를 품은 법이지. 상냥하게 웃는 얼굴 뒤로 느껴지는 서늘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마냥 꽃처럼 대하고 여긴다면 그 가시에 찔려 독이 퍼지고 말 것이다. 능력은 상당히 흥미로우나, 그만큼 쉽게 정신을 앗아갈 수 있기에 조심해야만 한다. 아군이 된다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고, 적으로 마주한다면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하지만 적의를 드러내진 않았기에 도움을 청한다면 도울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조정하는 것도 아닌 오직 감각만으로 조종하는 능력. 얼마나 위험하고도 경이로운 능력인가! 그 능력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이 당한 줄도 모르고 그것이 현실인 줄 알고 마냥 헤매는 모습이 얼마나 우습고도 두려울지 상상이 가질 않는군. 확실히, 적군으로 두기에는 매우 위험하고도 거슬리는 능력이겠어. 말로 구슬린다고 넘어올 것처럼 보이진 않았으니, 다른 방법을 고심해봐야겠군.

 

관계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싹튼 건지 확실치 않지만, 같은 회사 소속인 기자 클리블 스테플과의 사내 교제를 하고 있다. 연인 사이답게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여럿이 본 모양. 그러나 간혹 분명히 클리블 스테플 과 같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를 대할 때가 있다. 또 다른 클리블 스테플과는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는 본모습을 보이며 생각보다 깊은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 외 깊은 관계를 맺고 지내는 이는 없는 듯하다. 사교성은 좋아 발이 넓어 아는 사람이 많은 모양. 평범하게 아는 친구, 라고 소개할 이는 많지만, 과연 그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